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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부대’의 상식초월 기자회견

20살, 대학교 1학년 때다. 동아리방에서 빈둥거리던 나에게 한 선배가 책 한 권을 던져줬다. “고등학교 땐 못 봤을 거야. 함 읽어봐.” 제목은 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첫 문장부터 짜릿했다. “A spectre is..

노약자석, 미덕인가 악덕인가.

노약자석, 美德인가 惡德인가. 작년 10월, “노약자석에 앉은 젊은 약자(弱者)”란 제목으로 글을 썼다. 허리환자가 노약자석에 앉았다가 자리를 빼앗기는 과정을 '처절하게' 그린 글이었다. 많은 분들이 추천과 댓글을 남겨주셨다...



2007/10/24 14:39

문국현 후보는 '참 좋은 사람'입니다.

문국현 후보는 '참 좋은 사람'입니다.

우선 깨끗한 이미지.
희생할 줄 아는 선한 마음.
국제적 기업을 이끈 글로벌 마인드.
환경에 대한 높은 관심.
CEO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에 대한 높은 관심.

'참 좋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정말 훌륭한 기업가입니다.

세상은 여전히 그를 잘 모르지만,
블로고스피어에선 이미 그가 대한민국 대통령입니다.
메타블로그와 포털 블로그들은 문국현의 글들로 넘쳐납니다.
문국현에 대해 조금만 이상한 말을 하면 '한나라당 알바', '독재세력' 등으로 몰립니다.


하지만 저의 생각은...

"글쎄요."
입니다.


지지자분들께는 엄청나게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의 '성과'에 대해선 뭐라 할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매일 오마이뉴스에선 그의 얼굴이 첫페이지에 올라오고,
보수언론과 연일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저는 다만 그의 '진짜 실력'이 궁금합니다.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면,
'냉전수구꼴동'들의 논리 아니냐고 하겠지만,
일단 그래도 논의는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더욱 확실히 선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눈물로 호소하는 감성의 대선전략은
5년 전 '노무현의 눈물'에서 이미 충분히 겪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문국현의 행복한 상상" <출처:시사IN 표지>

저는 솔직히 문국현 후보의 '대통령 자격'을 잘 모르겠습니다."일단 다른 정치인에 비해서 이미지가 깨끗하다."

그럼 저도 대통령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법과 무관하게 살아왔고, 당분간은 그렇게 살 것 같습니다.
어떤 비리에도 연루된 적이 없고, 숨겨둔 땅이나 계좌도 없습니다.
물론 육군 예비역 병장입니다.

물론 이 블로그를 방문하신 여러분들 중 대다수도 충분히 포함됩니다.
물론 적절치 않다는 비유인 것은 압니다.
그래도 그만큼 이미지만으론 승부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비교할 걸 비교해라. 그래도 그 분은 前 유한킴벌리 사장님 아니냐."

그렇죠. 문국현 후보는 유한킴벌리의 사장 출신입니다.
킴벌리클라크 북아시아 총괄 사장도 겸임했었죠.
여성위생용품과 화장지를 주로 취급하는 회사에서
환경파괴의 주범이라는 비난을 나무심기 운동으로 완전히 극복한 좋은 사례입니다.

수상경력도 화려합니다.
'CEO'가 붙은 상이란 상은 다 받았네요.

그래도 아직은 뭔가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21세기의 세계 정세에선 대통령의 '선한 이미지'가 무조건 효과적이지만은 않다는 지극히 저 개인적인 생각 때문입니다.


얼마 전부터 문국현 후보의 홈페이지에 가서 정책들을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핵심정책과 17대 주요공약들이 꽤 자세하게 설명이 돼 있군요.

하지만 제 주변의 문국현 지지자들은 17대 공약 따위엔 관심이 없는 듯 합니다.
그저 그의 깨끗함과 선한 마음, 우리 강산을 푸르게 한 공로만 알고 있습니다.
모든 지지자들이 그렇진 않겠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제 주변의 사람들입니다.

대선 정국도 계속 유리하게 흘러갑니다.

도곡동과 BBK로 계속 펀치를 맞고 있는 331억 재산의 이명박 후보.
12억이 넘는 돈을 기부한 137억 재산의 문국현 후보.

확실히 문국현 후보는 '이명박을 밟고' 대통령이 되려는 전략인 듯 싶습니다.
실제로 문후보 본인도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격을 계속 하고 있죠.

여기에 보수주의자들이 흔히 말하는 '네거티브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이명박에 대한 네거티브를 빼면 문국현에게 뭐가 있냐는 말입니다.

정책을 봐도 몇 년 째 봐온 舊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정책을 섞어놓은 느낌이고,
전략도 5년 전 노사모 전략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훌륭하긴 하지만,
지나치게 한 쪽으로 치우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신자유주의의 세계경제정세가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부정할 필요가 있을까 하네요.

저는 젊습니다.
그래서 아직 세상을 잘 알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자꾸 듣고 배우려고 합니다.
'민주화'에 대한 고민 없이 자라온 세대라,
직접 항거했던 그들과 함께 대화하고 배웁니다.

오히려 그들의 생각이 많이 열려있는 반면,
제가 지나치게 '이상적인 세상'을 꿈꾼 것 같기도 합니다.


많이 복잡하네요.


요즘 나오는 기사들을 보면,
대통합민주신당,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민주당, 등등..

당과 후보는 다른데, 내용과 제목은 거의 비슷합니다.
바로 '이명박' 입니다.

한나라당이 그러면 이해는 하겠습니다.
경쟁하는 다른 당은 '이명박 얘기' 말고 다른 얘기는 없습니까?

문국현 후보도 마찬가지네요.
이명박 이야긴 그만하시고,
그 훌륭한 17대 공약 이야기나 좀 들어봅시다.

'검증된 이론'이라는 500만 일자리 정책,
비정규직 제도 개선, 정부 재창조 등등.

네, 그 훌륭한 공약 이야기 좀 들어봅시다.



-덧1-

솔직히 말씀드리면...
문국현 지지자들로 가득한 블로고스피어에 이 글을 던지기가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제 생각에 잘못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문 후보의 인터뷰 중
"실패한 공직 경험은 없는 게 낫다."라고 답한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좀 실망했습니다.
비록 긴 인생을 살진 않았지만,
'실패의 경험'을 무시하는 사람이 옳은 길로 가는 걸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공직경험이 없다는 것에 대한 가장 좋은 답변은.
문후보님의 CEO 경력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게 차라리 낫다고 생각합니다.

'참 좋은 사람'이라고 무조건 '참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없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덧2-

"문국현 후보는 '참 좋은 사람'입니다." - 스물다섯 님의 글을 읽고
라는 트랙백을 보고 덧붙입니다.

먼저 좋은 글 참 잘읽었습니다.
그리고 충고와 관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나쁜 사람''좋은 사람'에 대해 떠오르는 한가지 예가 있어 덧붙입니다.

A
정오까지 늦잠을 자고, 회사에서 두 번 쫓겨났다.
대학 땐 마약복용, 지금은 매일 위스키 1/4병을 마신다.
물론 담배도 핀다.

B
채식주의자에 담배도 안 피운다.
필요할 때만 맥주를 조금 마시고, 금욕적인 생활을 했다.
게다가 전쟁영웅이다.

A와 B 중 대통령을 뽑는다면 누구를 뽑겠습니까?


많이 접해 본 이야기인줄 압니다.

A는 윈스턴 처칠, B는 아돌프 히틀러죠.
영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한국의 대선 상황에 완벽하게 적용되진 않겠지만,
꽤 많은 의미를 지닌다고 봅니다.

특히 '도덕성을 대통령 선택의 잣대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는 보수 진영에게 좋은 예로 쓰이죠.
무조건 무시할 수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반론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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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문국현 후보는 '참 좋은 사람'입니다." - 스물다섯 님의 글을 읽고

    Tracked from 그대 아직 地中海를 꿈꾸고 있는가? 2007/10/25 20:06 delete

    ^^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TV를 잘 보지 못하는 시간에 퇴근하는 관계로 문후보에 대한 얘기를 인터넷이 아니면 라디오 토론등을 통해 들었습니다. 토론을 들으면서 "이상주의자" 같다는 생각도 든것이 사실입니다. 뭔가 잡히지 않는듯 하고, 말은 다 좋은듯 하고... 더군다나 다른 후보들과 다르게 말할때도 조용조용 합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고 그가 지내온 길을 보면, 그는 그 이상을 작은 정치판이 어우러져있는 기업을 통해 실천을 해나갔습니다...

  2. Subject 글이 길어질지 몰라 트랙백으로 겁니다. ^^

    Tracked from 그대 아직 地中海를 꿈꾸고 있는가? 2007/10/31 16:40 delete

    A 정오까지 늦잠을 자고, 회사에서 두 번 쫓겨났다. 대학 땐 마약복용, 지금은 매일 위스키 1/4병을 마신다. 물론 담배도 핀다. B 채식주의자에 담배도 안 피운다. 필요할 때만 맥주를 조금 마시고, 금욕적인 생활을 했다. 게다가 전쟁영웅이다. A와 B 중 대통령을 뽑는다면 누구를 뽑겠습니까? 많이 접해 본 이야기인줄 압니다. A는 윈스턴 처칠, B는 아돌프 히틀러죠. 영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한국의 대선 상황에 완벽하게 적..

  1. BlogIcon 쟤시켜 알바 2007/10/24 13:19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문국현 후보를 지지하면서 너무 이상적인 부분에만 공감을 하고 있는 것 같군요. 다른 시각으로 바라 보는 분들의 글을 보면서 다르게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 부분에 대해 제 개인적인 생각을 이야기하자면, 실패의 경험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부패만 일삼고 반성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그러한 경험은 차라리 없는게 낫다라는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게 이해하겠지만요^^

  2. BlogIcon 더블지 2007/10/24 22:03 address edit & del reply

    님의 글 읽으면서 동감 가는 부분도 있고 그랬는데요.. 근데 문국현 후보가 이야기한 "실패"와 님이 실망하신 "실패"는 분명 다른 것 같은데요 ^^

  3. BlogIcon 스물다섯 2007/10/25 14:06 address edit & del reply

    //쟤시켜 알바 //더블지

    일단 닉이 참 재밌습니다. ㅎㅎ
    '공직 경험이 없다는 것'에 대한 답변으로
    '실패한 공직 경험은 없는 게 낫다.'고 한 것으로 보아,
    저는 충분히 그런 느낌이 드네요.

    특히 한나라당, 범여권 둘다 비판하는
    양비론적 태도를 통해 자신만 깨끗하다고 말하는 잣대는
    요즘 시대에 너무나 흔한 발상인 것 같습니다.

  4. BlogIcon reshout 2007/10/25 17:29 address edit & del reply

    무조건적인 지지를 견제하는 좋은 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가 정말 대통령이 될만한 자질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사심없이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요.

    • BlogIcon 스물다섯 2007/10/25 18:21 address edit & del

      '사심없이'가 참 좋은 말인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5. 바이오 2007/10/25 18:14 address edit & del reply

    나도 그 실패는 "부패 비리 저지른 공직경험은 없는게 낫다"로 들었는데.. 왜 글케 들으시지요 -_-;

    글구 젊으시니 오히려 오픈마인드로 자료를 좀 많이 찾아보시는 것이 미리 결론 내리는 것보다 좋을 듯 합니다.

    • BlogIcon 스물다섯 2007/10/25 18:23 address edit & del

      댓글 감사합니다.
      그리고 젊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

      말씀하신대로 자료를 많이 찾아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6. apple 2007/10/25 20:36 address edit & del reply

    객관적이고 냉정한 입장에 선, 좋은 글이네요.
    하지만 문국현후보가 '실패한 경험은 없는게 낫다'고 한 것은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려다가 실패한 경험에 대해 말하는것이 아니라,
    부패하고 의혹과 비리 투성의 경험을 가진 정치인들, 그리고 청년실업이 이지경인데도 손쓸 생각은 안하고 정권만 찾으려 다투고 있는 정치인들에 대한 말이랍니다.
    저 역시 그런 쓰레기만도 못한 경험이라면 없으니만 못하다고 봅니다.
    적어도 그런건 약이 될만한 실패의 경험은 절대 아니니까요.

    • BlogIcon 스물다섯 2007/10/25 22:21 address edit & del

      apple님의 예 중에,
      부패,의혹,비리 투성은 한나라당이고,
      청년년실업에 손쓸 생각도 안하는 건 現정권인지요?

      전 일단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들의 나름의 노력과 의지를 존중합니다.
      그리고 그 문제 많은 정치가들의 노력도 인정합니다.

      '쓰레기만도 못한 경험'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좀 다르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apple님의 의견 충분히 공감합니다.
      저는 조금 다른 입장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7. BlogIcon -_-; 2007/10/25 20:41 address edit & del reply

    다른 답안지랑 비교해본다면....

    어쩔수 없는 쏠림이 아닐까....

    (과연..대통령이 되었을때 문씨 아저씨는
    안습 노무현의 전철을 밟지 않을것인가... 하는 생각..
    시의 적절합니다.)

    다만.... MB /JY가 대통령이 되면 한국이 어떻게
    흘러갈까 하는 생각을 먼저하게 되는게 사람들인지라..

    • BlogIcon 스물다섯 2007/10/25 22:26 address edit & del

      많은 분들이 그러하시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민노당의 정책을 충분히 인정하고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지지하는 건 아닙니다.

      문국현 후보에 대한 관점도 같습니다.
      소신과 성향, 그리고 그 신선함은 인정하지만,

      그의 경력과 그의 정책, 그리고 그의 역량 전부를 지지하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