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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부대’의 상식초월 기자회견

20살, 대학교 1학년 때다. 동아리방에서 빈둥거리던 나에게 한 선배가 책 한 권을 던져줬다. “고등학교 땐 못 봤을 거야. 함 읽어봐.” 제목은 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첫 문장부터 짜릿했다. “A spectre is ..

노약자석, 미덕인가 악덕인가.

노약자석, 美德인가 惡德인가. 작년 10월, “노약자석에 앉은 젊은 약자(弱者)”란 제목으로 글을 썼다. 허리환자가 노약자석에 앉았다가 자리를 빼앗기는 과정을 '처절하게' 그린 글이었다. 많은 분들이 추천과 댓글을 남겨주셨다...

내가 원하지 않는 블로그

섹시한 블로그 2007.11.26 11:04 Posted by 스물다섯

'1300만 블로거 시대', 원하지 않는 블로그가 있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심각한 오류다. '다양성'의 가장 큰 무기를 가지고 새로운 저널리즘을 창조해 나가는 대한민국 블로거. 이들을 나만의 잣대로 들이댄다는 게 사뭇 두렵기까지 하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내가' 원하지 않는 블로그를 '내가' 표현하겠다는데. 이 또한 하나의 '다양성'을 표출하는 방법이라 믿는다.

그렇다. 다른 건 다 용서해도, 아래 여섯가지는 도저히 못 봐주겠다.


1. 그도 너도 다 틀리다, 나만 옳다. 兩非論者

꼭 논쟁이 한창 치열할 때, 뜬금없이 나타난다. 그리고 말한다.
"이 문제는 편협된 시각으로 보지 말고 조금만 넓게 봅시다"
싸움을 멋지게 정리하는 자칭 '해결사'다. 참 어이가 없다.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그들의 의도지만, 대부분의 주장과 논리는 먼 산으로 가버린다.

그나마 나은 건 자신이 양비론적 주장을 편다는 사실을 알고 말하는 것이다.

심각한 케이스는 '양비론'의 뜻 조차 모르는 양비론자,
최악의 케이스는 양비론 + 냉소주의자다. 이들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2. 우리 아름다운 세상 만들어요. 이상주의자(理想主義者)

위의 양비론자와 비슷한 케이스다. 하지만 다르다. 그들은 그 누구도 비판하지 않는다. 하지만 결국 모두를 비판하는 꼴이다.
아름다운 블로그를 만들고자 한다면 그러한 소재를 찾으면 된다.
혼탁한 대선판, 삼성 비자금, 선거법, 이면계약 등 골치 아픈 현장이다. '아름다운 세상' 얘기가 여기서 왜 나오나?
아름다움을 얘기할 수 있는 소재는 얼마든지 있다. 거기서 그렇게 외쳐라. 세상은 아름답다고.


3. 우리가 남이가, 니꺼내꺼 어딨나. 펌블로거

모처럼 좋은 글을 찾았다. 긴 글을 신나게 읽었다. 다 읽고 나니 퍼온 글이다.
정확한 출처와 기본을 지킨 글은 애교로 넘어간다. 아니, 요즘 세상에선 오히려 바람직하게 보인다.
하지만 '완전 無개념 펌 블로그', 즉 세상의 모든 정보를 닥치는 대로 담으려는 블로그를 보면,
일단 내용이 어떠하든 창을 닫는다. 그게 원저작자를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라 믿는다.

불펌 블로그, 이건 정말 싫다. 원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냥 싫다.


네이버 불펌



4..제목은 명문, 내용은 졸문. 전문낚시꾼

블로그가 미디어의 성격을 띠고 있는 이상, 어느 정도의 제목은 문제 없다고 본다.
원래 제목에서 당기는(hook) 맛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혹 도가 지나친 제목이 있다. 제목과 내용이 전혀 다른 케이스다.
클릭 수와 광고, 방문자수의 역학관계에서 생존하려는 처절한 몸부림처럼 보인다.
그저 안쓰러울 뿐이다.

최악의 경우는 퍼온 글에다 낚시성 제목을 다는 케이스다.


5.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무식한 블로거

"당연히 그 사람이 잘못된 것 아닌가요? 불법이잖아요."
법적으로 민감한 사항을 5살 꼬마의 도덕적 잣대로 들이대는 '무식한' 블로거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들이 만약 5살 꼬마, 더 양보해 초등학생이라면 무식하기 보다는 똑똑하다 해주겠다.
하지만 고등교육을 마친 성인이 철없는 소리를 한다면, 어쩔 수 없다. '무식한' 블로거다.

특검을 논하기 전에 '특검'이 뭔지나 알고 말하자.
법정 논란에 뛰어들기 전에 관련법 공부부터 하고 말하자.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분석하려면 NLPD의 뜻이나 알고 말하자.
언론을 까대면서 '보도자료'의 존재도 모르는 건 심하다고 본다.

큰 공부하라는 것도 아니다. 요즘같이 지식의 문턱이 낮아진 세상, 몇 글자 입력만 하면 자료가 쏟아진다. 이건 지식계층에 대한 차별도, 자본논리의 문제도 아니다. '성의'의 문제다.


6. 내용보다 광고가 더 많다. 광고판 블로그

광고 블로그에 돌을 던질 자, 몇이나 되겠는가.
상당히 민감한 문제다. 이 블로그도 최근 트렌드에 맞게 '최적화'란 걸 해봤다. 효과는 잘 모르겠다.
제목과 마찬가지로 광고도 어느 정도까진 '낚시'가 이해된다.
블로그를 '1인 독립 미디어'적인 성격으로 봤을 때, 광고는 꼭 필요한 존재다.
글과 비슷하게 배치해 클릭을 유도할 수도 있다고 본다. 충분히 이해한다. 광고로 뒤덮어도 좋다. 다만 내용이 광고보다는 많았으면 좋겠다. 아니, 광고보다는 '충실'했으면 좋겠다.



다 쓰고 보니, 모순 덩어리의 글입니다. 제가 싫다고 하면서 그 싫은 걸 제가 반복하고 있는 꼴이네요. 제 얼굴에 침 뱉기요, 뭐 묻은 개 겪입니다.
인정합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뚫린 입이고, 열린 모니터인데 할 말은 하고 살아야죠.

지금까지 스물다섯이 원하지 않는 블로그였습니다.
여러분이 원하지 않는 블로그는 무엇인가요?

2007/10/15 - [섹시한 블로그] - 섹시한 블로그 만들기 - [1:날씬한 블로그]
2007/08/19 - [섹시한 블로그] - 블로거들이여, 섹시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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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청 앞 현장

오늘 오전 서울 시청 앞 현장에 직접 가봤습니다.
11일인 오늘은 '빼빼로 데이'이자 '범국민행동의날'이죠. :)

어제 밤부터 이미 서울 시청 일대는 전경 버스로 가득찼습니다.

전국 민노총이 10만여명 집결할 것이라 신고하자,
경찰 430개 중대 6만4000여 병력이 서울 시내로 출동했습니다.

관련기사
경찰, 전국 주요 고속도로 '집회차량 봉쇄' 실시
민노총, 11일 시청앞 광장 집회 강행

서울 시청

가보니 정말 완전 봉쇄 됐더군요. 민노총이 과연 이 벽을 뚫을 수 있을까요.
정부와 민노총, 일단 양쪽 모두 할 얘기들은 많겠지만,

정말 제가 보기엔 그 누구보다 전경들이 제일 불쌍합니다.


일요일에도 출근한 전 지금 개인적으로 이 두가지가 제일 궁금합니다.

1. 경찰 저지선이 과연 뚫릴 것인가.
2. 오늘 과연 퇴근할 수 있을 것인가.


이념과 분쟁, 자유와 쟁취, 그 모든 것을 떠나 한 개인의 소박한 희망입니다. : )


폭풍전야, 현장을 가서 사진 몇 컷 담아봤습니다.


서울 시청
청계천에서 시청으로 가는 길입니다. 일반인 포함 완전 통제입니다.


태평로
동아일보 앞에서 바라본 태평로입니다. 전경버스들로 뒤덮였네요.



서울 시청앞 전경
전투준비하느라 정신 없는 전경들입니다.
언제부터 나왔냐고 물어보니, 어제 밤 또는 오늘 새벽부터 왔답니다.


광화문
광화문역, 세종로 사거리 모습입니다.
경찰 입장에선 정부청사와 청와대, 그리고 미대사관 모두 있는 이상 무조건 막아야겠죠. : )


서울 시청 앞 권영길 후보
밤을 샌 민노당 분들입니다. 가운데 권영길 후보가 눈에 띄네요.


시청 앞 광장
스케이트장 공사 중이던 서울 시청 앞 광장입니다.
저지선 뚫리면 공사 다시 해야겠네요 ;;


시청 앞 광장
광장에서 명동 쪽을 바라 본 모습입니다. 역시 포위됐습니다.



민노총
스케이트장 공사 안내표지판과 민노총의 플래카드입니다.


경찰
이런 모습을 신기하게 지켜보던 한 외국인 관광객이 경찰에게 사진찍자고 요청합니다.
몇 번 사양하던 경찰 분이 결국 응하는군요.



대선도 좋고, 민주화도 좋고, 범국민행동의날도 좋습니다.
다만 일요일 출근에 슬픈 직장인들의 퇴근길이 조금만 불편하지 않았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입니다.

물론 절대 불가능하겠죠. : )


덧.

노컷뉴스에서 퍼온 시청 앞 사진입니다. 

시청 앞 광장 완전 봉쇄
출처 : 노컷뉴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 :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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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누드사진은 합성'

스물일곱의 세상 2007.11.08 16:33 Posted by 스물다섯

신정아씨가 문화일보와 편집국장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및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관련기사
신정아씨, 문화일보 상대 10억 소송
"신정아 씨 누드사진은 합성"

연합뉴스에 따르면, 신씨는 "누드사진을 촬영한 사실이 없고 `성로비'를 한 사실이 없는데도 문화일보가 누드사진을 게재하면서 무차별적 성로비를 벌인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보도를 해 초상권ㆍ인격권 등을 심각하게 침해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신씨는 "문화일보는 원고가 다수의 유력인사를 상대로 성로비를 벌였다는 오해를 일으키도록 교묘한 방법으로 기사내용을 작성했다"며, "이는 저항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여성에게 가해진 가혹한 마녀사냥"이라고 했습니다.


10억원은 신정아씨가 직접 정한 액수랍니다.

“아무리 많은 액수라도 치유가 불가능하지만, 고의적 불법행위에 대한 재발을 막기 위해 고액의 배상책임을 물었다”며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신정아와 문화일보

9월 13일자 문화일보 (출처 : 오마이뉴스)



문화일보, 과연 어떻게 대응할까요?

문화일보는 지난 9월13일자 신문에 특종으로 신정아씨의 누드사진을 게재했습니다.
신정아 누드사진 발견 - 원로·고위층에 ‘性로비’ 가능성 관심

난리났었죠. 모든 언론들이 다 받아쓰고, 전 대한민국이 신정아 판이었습니다. 그리고 여성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어졌습니다.




문화일보

문화일보 앞 집회장면 (출처 : 연합뉴스)



약 한 달이 지난 뒤인 10월18일, 문화일보는 <사고>란을 통해 '독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사과문을 실은 바 있습니다.

선정성에 대해선 사과했지만, 합성 여부에 대해선 끝까지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문화일보는 신씨 사건을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보고 취재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신씨의 누드사진 12점을 입수했습니다. 문화일보는 전문가들에게 사진의 검증을 의뢰해 합성 사진이 아님을 확인했습니다. 이어 사진 촬영 당시의 상황과 핵심 관계자들의 증언 등에 대해 치밀한 취재를 벌였습니다.

문화일보 10월18일, '독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


어떤 전문가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쯤 상당히 불안할 것 같은데요.
문화일보는 오늘도 "해당 사진은 합성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알몸사진 게재도 '국민의 알권리'가 아닌데,
'합성된 알몸사진'은 더욱 알권리와 거리가 멀겠죠.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니 누가 거짓말인지 좀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노란 종이'로 나오는 문화일보가, 진짜 'Yellow Paper' 될까 걱정입니다.



관련글.
2007/09/15 - [스물일곱의 세상] - 신정아와 문화일보
2007/09/13 - [스물일곱의 세상] - 문화일보 결국 다운됐군요. (신정아 관련)

신정아 씨 누드사진은 가짜?! - 가눔의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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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본 이회창 출마 선언

스물일곱의 세상 2007.11.07 19:56 Posted by 스물다섯

오늘 오후2시 이회창 전총재가 출마 선언을 했죠.

그때 저는 마침 일이 생겨 남대문 근처에 있었습니다.
수많은 지지자, 반대자, 취재진들이 모여 그야말로 ‘난리’였습니다.


TV 방송사의 중계차들과, 사진기자들부터,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그리고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까지, 오늘 오후는 이회창 전총재가 서울 한복판을 점령했군요.

이회창 출마 선언

오늘낮 남대문로 단암빌딩 앞 <ⓒ 스물다섯의 경향>




이회창 출마 선언

이회창 출마 선언에 환호하는 지지자들 <ⓒ 스물다섯의 경향>


언덕 위에선 “이회창! 대통령!”이라는 구호와 박수가 끊임없이 나오고,
언덕 아래에선 “매국노! 차떼기!”등의 비난과 야유가 오갔습니다.

지지자, 반대자 모두 꽤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전국에 계신 동네 어르신들이 모두 집합하신 느낌입니다.

관련기사 : '혈서와 단식' 이회창 대선출마 하던 날 남대문 풍경



이회창 출마 반대자들

이회창 출마 반대자들의 시위 <ⓒ 스물다섯의 경향>


오고 가는 대화들도 흥미롭습니다.

“또 왜 나온데?”

“저 XX는 대통령병 걸렸나…”

“명분도 없고 실리도 없지, 좌파에 나라 팔아먹으려고 하나.”

한쪽에선 이런 비난들이 들려오고,

“저 XX들이 빨갱이짓을 하니까 그렇지.”

“이회창이 차라리 나아.”

“땅투기꾼 가지곤 정권교체 못한다!”

라고 외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이회창 출마 반대자들

<ⓒ 스물다섯의 경향>


아무튼 현장에서 직접 들으니, 생생합니다.
오늘 오전에 포스팅 했듯이 이번 대선판, 완전 재밌습니다.

'각본없는 초현실주의 드라마'를 이미 즐기기로 작정했기 때문에,
즐겁게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현장도 한번씩 구경하고요. ㅎㅎ


동영상으로 보실 분들은 : 이회창 출마 현장, 대통령 당선된 분위기




덧.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스물다섯의 경향>


혹시나 해서 바로 옆 삼성 본관에도 가봤지만 역시 아무 일 없었습니다.

삼성 본관 앞은 예방 신고가 돼있다죠?

삼성 본관 맞은편에 늘어선 전경버스는 모두 이회창 관련 집회 때문에 온 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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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글.

2007/11/06 - [스물다섯의 경향] - 드라마보다 더 재밌는 초현실주의 대선정국 관전포인트
2007/10/23 - [스물일곱의 세상] - 문국현 후보는 '참 좋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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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정치판이 이렇게 재미있을 줄이야. 학창시절 지겨워 수업시간 내내 졸기만 했던 정치경제 시간, 현실에 나와보니 이렇게 흥미진진하다.

지난 주부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드라마 보다 뉴스가 훨씬 재밌구나!”

사실이다. 가면 갈수록 스토리의 늪에 빠져 산으로 가는 드라마들과는 달리, 무궁무진한 소재들로 12월 중순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뉴스가 훨씬 재미있다.

대선 때문에 답답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차피 이렇게 쭉 갈 거, 한걸음 물러서서 즐겨보자. 그렇다. 대선에서 ‘선전’하는 건 힘들지만, ‘관전’하는 건 즐겁다. (온라인 선거 운동을 폄훼하는 것이 아니다.) ‘관전 포인트’를 잡고 스토리를 즐겨보자.





대한민국에선 예술이 살 수 없다. 현실 자체가 초현실주의니까.
진중권씨의 말이다. 충분히 동의한다. 현실의 이 그로테스크함을 그 어떤 상상력이 연출해낼 수 있겠는가.

못한다. 그래서 드라마보다 뉴스가 더 재밌다.


2007 대선

출처 : 동아일보 / 제목 : 뭘 보고 찍어달라는 건지…



1. 이회장님 그리고 이회창님

그렇다.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위의 두 분이다. 지난 주말은 이회창님이, 이번 주초는 이회장님이 온갖 뉴스를 뒤덮었다.

혜성같이 등장해 대선 판도를 완전히 뒤흔들어버린 李 前 총재님. 대단하다. 출마 선언도 하지 않았는데 지지율이 20%가 넘었단다. 말 그대로 ‘이회창 쓰나미’다. 또 다른 李 후보님의 안티 세력이 상당했나 보다.

더 웃긴 건 반대 쪽 후보들이다. 지금쯤 한창 ‘단일화’로 흥행을 주도해야 하는데, 李회장님과 李회창님, 그리고 李후보님과 李재오 의원님의 환상적 ‘李 show’ 덕분에 ‘단일화 쇼’가 완전 파리 날리게 생겼다.

얼마 전 YTN 돌발영상을 보니, 명함까지 나눠주며 ‘얼굴 알리기’를 하던 문후보에게 한 시민이 ‘시장님!’라고 외친다. ‘사장님’이라고 해야 하는데 잘못 말한 것일까. 자막까지 나온 걸 보니 그건 아닌 것 같다.

아무리 깨끗하고 좋은 이미지라도, 사람들이 몰라주는데 어쩌나. 당연한 결과다. 뉴스의 첫 10분과 신문의 3면이 모두 위의 李씨 분들로 덮였는데, 무관심한 사람들이 어떻게 챙겨보겠나. 사람들은 재미를 원한다. ‘정책 선거’ 따윈 이미 물 건너 갔다. 이제 남은 건 그냥 즐기는 것뿐. (물론 진심이 아니다.)

삼성 사건 역시 주도권을 쥐려는 '친정' 검찰과 이를 뺏기지 않으려는 단체들의 세 싸움이 재밌다. 수십명의 '떡값 검사' 명단을 갖고 있다는데, 검찰이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수사하라 VS 못한다'의 밀고당기기도 꼭 챙겨야 할 포인트다. 누가 누구편인지도 알듯 모를듯한 것이 관전을 더욱 흥미롭게 한다.

제대로 보려면 반드시 원문을 챙겨보자.

김용철 "비자금 차명계좌 보유 삼성임원 명단도 있다"[기자회견 전문]




2. ‘오만의 극치’

박근혜와 이재오

출처 : 조선일보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또 하나의 ‘李 show’다 李후보의 오른팔 李의원은 朴 前대표로부터 ‘오만의 극치’라는 명예를 얻었다. 말조심하기로 유명한 朴 前대표가 상당히 열 받긴 했나 보다.

논란이 커지자 李후보가 직접 수습에 나섰다. 그리고 李의원은 ‘정중’하게 사과했다. 태도를 바꿔 ‘좌시’를 한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완전무시’. ‘금주의 포토제닉’만 하나 더 추가했다.

알고 보니 이 둘의 갈등은 꽤 뿌리가 깊었다. 유신시대부터 서로 악연이었다. 李의원은 유신시절 3번 구속됐는데, 그 중 한번은 朴 前대표와 관계가 있었다. (관련기사 - 박근혜ㆍ이재오 유신까지 거슬러간 악연)

1979년 안동에서 朴 前대표의 ‘방생기념탑’을 보고 ‘유신독재의 실체’라고 했다가 구속됐단다.

그 후로도 계속 치고 박고 싸우는 꼴이었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서로 한방 먹였다. 李의원은 경선캠프의 좌장을 맡아 朴 前대표를 꺾는데 앞장섰고, 朴 前대표는 李의원을 ‘사과거부’로 다운시켰다.



3. ‘더’ 난처한 범여권 주자들.

‘이회창 쓰나미’에 더 난처한 사람들은 범여권 주자들이다. BBK와 단일화, 그리고 몇 가지 ‘추가 양념’을 더해 완전 KO 시키려고 했는데, 이거 뭔가 심상찮다. BBK를 너무 오래 끌었나, 그리 재미없다는 반응이다. 물론 귀국 후는 꽤 흥미로울 듯하다. 그때를 기대해보자.

범여권의 속내는 더 복잡하다. 일단 李 前 총재의 대선 3수를 비난하고 나섰지만, 이거 뭔가 뒤끝이 좋지 않다. BBK와 몇 개 폭탄으로 ‘李후보’를 한방에 보내려고 했는데, 그럼 또 다른 ‘李후보’를 도와주는 꼴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그들이 똑똑하다면 선택은 하나뿐이다. ‘적절한 비난’으로 3자 구도를 끝까지 가져가는 것. 李(31%) : 李(30%) : 범여권(32%)로 당선되는 것이다. 지금으로 봐선 꽤 확률이 높아 보인다.

대선구도

출처 : 한국일보




4. 또 다른 재미, 아웃사이더

기존 후보들에게 큰 재미를 못 느꼈다면 지금 당장 중선관위 홈페이지를 방문하라. 그리고 후보자별 정보를 클릭하라. 11월1일까지 등록한 예비후보자가 138명이다. 국회의원이 아니고 대통령 후보다.

기왕이면 ‘기타정당’과 ‘무소속’을 유심히 봐라. 더 재밌다. 정치인, 경제인을 넘어서 예술인, 종교인, 연예인, 그리고 심지어 ‘무직’까지. 참으로 다양한 분들이 대선판 주변에서 장외리그를 벌이고 있다.

그저 한 귀로 흘릴 것이 아니라, 시간 된다면 꼼꼼하게 챙겨보라. 뜻밖의 월척을 만날 수도 있다. 괜찮은 사람, 괜찮은 정책이 생각보다 많다.

혹시나 싶어 ‘핵나라당’을 찾아봤는데 없었다. 포스터는 그럴 듯 했는데, 그분 예비후보자 등록은 안 한 것 같다. 시간 없어 대충 훑어 봤는데, 혹시 찾은 분이 있다면 꼭 알려달라.

(덧. 네이버에서 다시 찾아보니 있었다. 골든주립대 정치학박사, 제14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라는 경력이 눈에 띈다)




5. 정리 & 결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글을 쓰는 자체가 참 슬픈 현실이다. 그래도 어쩌겠나, 이렇게라도 즐겨야지.

저 바다 건너 한 나라의 대선 판이 참 부럽다. 아직 때가 안 돼서 그럴진 몰라도, 정책으로 싸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한 후보가 2004년 한 연설 중 일부다.

Well, I say to them tonight, there is not a liberal America and a conservative America - there is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There is not a Black America and a White America and Latino America and Asian America - there’s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최고의 명연설로 꼽힌다. 입에 발린 말이라도 좋다. 이 땅에서 이런 연설 들어봤으면 좋겠다.

“유치하다, 허황되다 해도 좋습니다. ‘수구’다, 또는 ‘빨갱이’다, 욕해도 좋습니다. 그래도 이 말씀만은 꼭 드리고 싶습니다. 이곳은 左國도 아니요, 右國도 아닙니다. 北國도 아니고, 南國도 아닙니다. 靑國도 아니고 赤國도 아닙니다. 親美國도, 親日國도 아닙니다. 이곳은 韓國입니다.”

모두가 자신에게 ‘와있는’ 표를 잃지 않기 위해서, 어느 정도 확보된 ‘지지층’을 놓치기 싫어서, ‘하나됨’의 메시지를 외치지 못하고 있다. ‘수구’나 ‘빨갱이’가 될까 조심조심 말하는 모습이 참 안쓰럽다.

과감하고 냉철한 후보를 원한다. ‘장밋빛 구라’를 외치고 ‘남 헐뜯기’만 할 줄 아는 후보는 싫다.

그저 담담하게, “저는 지금까지 이러이러한 일을 해왔습니다. 물론 많은 실수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렇게 극복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러한 청사진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 또한 미리 많은 준비와 연구를 했습니다.”

정말 초등학교 수준이면 충분하다. 다만 용기와 자신감이 좀 더 필요하리라.

이렇게 말할 사람 없는가?


덧.

저는 특정 후보와 전혀 관련 없습니다.
잘못된 사실(fact)이 있다면 지적해 주세요.


덧2.

벌써 이런 동영상까지 나왔네요. 정말 대선이 판타스틱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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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食客>, ‘맛있다’기 보다는 ‘싱싱’했다. 기존의 푸드 스타일링 중심의 음식소재 영화 보다는, 살아있는 재료 자체를 부각시키는 영화였다. 그렇다. 알록달록 꾸며진 생크림 케익이 아니라, 진한 국물을 우려낸 육개장 맛이다. 갈비집 보다는 정육점이 떠오르는 영화다.

결승전이 쇠고기 정형으로 설정된 장면이나, 일본인이 모든 맛을 결론지어 정리하는 부분은 좀 생뚱하기도 하다.

그리고 반박자 빠른 전개가 관객의 감정을 살짝 엇갈리게 한다. 그만큼 영화의 구성보다는 원작만화의 ‘맛’과 '멋'을 보여주려 한 모습이 보인다.

첫 장면부터 압권이다. 도마 위에 올려진 황복어 한 마리가 살기 위해 바둥거린다. 주인공이 생선대가리를 한방에 치는 모습이 신선하다. 이전 영화에선 못 보던 장면이다. 영화는 시작부터 이미 ‘잘 차려진 횟접시’ 보다는 도마 위 ‘살육의 현장’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분명했다.

흔히 접하는 ‘소’라는 동물을 끌어온 것도 새롭다. 깨끗한 부엌에서 미리 만들어 놓은 재료로 접시 꾸미기만 하던 기존 영화를 벗어나, 도축장의 생생한 모습부터 보여준 것이 상당히 흥미롭다.

식객
개인적으로 소가 눈물 흘리는 장면 보단 마지막 도축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전기충격기인지 총인지 모르겠지만 마지막 순간에 소의 눈빛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생사의 경계에 선 동물의 눈. 비록 채식주의자도, 동물운동가도 아니지만 우리가 먹는 고기들이 그리 쉽게 나오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군 시절, 돼지를 한 마리 잡은 적 있다. 해머를 들고 돼지 대가리를 사정없이 쳐야 했다. 장정 대여섯 명이 소주 한 잔씩 걸친 후 몇 번이고 내려쳤지만, 치는 사람과 맞는 돼지의 고통만 더해갈 뿐 진척이 없었다. 결국 마을 어르신이 능숙한 솜씨로 한 방에 끝냈다.

그때 도시출신 어리버리 군바리들이 얻은 교훈은 간단했다. ‘음식의 과정’이 그리 쉬운 게 아니라는 것. 영화 <식객>을 보면서 그 생각이 다시 떠오른다. 영화 처음에 나온 말인 “맛을 느끼는 것은 혀끝이 아니라 가슴이다”가 참 절묘하게 와 닿는다.

영화는 결국 “세상의 모든 맛있는 음식은 세상 모든 엄마의 숫자와 동일하다”라는 메시지로 끝을 맺는다. 음식의 ‘맛’보다는 음식의 ‘의미’를 생각게 한다.




재미있고 없음을 떠나 ‘신선한’ 요리 이야기를 접했다. 원작 만화를 이미 봤다면, 영화는 또 하나의 가능성으로 부담 없이 보면 좋을 듯 하다. 만화 <식객>을 아직 못 봤다면 영화를 본 후 한 권 한 권 읽는 재미가 쏠쏠할 듯 하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카메오로 출연하는 허영만 화백을 만나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진수와 성찬을 이어주는 제법 '큰 비중의 열연(?)'을 펼친다. (영화 볼 땐 몰랐는데 엔딩크레딧 보고 알았다. 역시 극장에선 끝까지 앉아 버티는 사람이 하나라도 더 건진다.)


식객


식객


식객 (2007) - 이 맛 저 맛 다 보려다 놓친 맛
허영만 만화의 힘, 식객(食客)
맛은 혀끝이 아닌 가슴으로 느낀다 '식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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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스물여덟의 책읽기 2007.11.02 10:04 Posted by 스물다섯

"그건 네 잘못이 아냐"


불이 꺼졌다.

적막이 흐른다. 옆에 누운 이의 숨소리까지 들린다.

‘첫날밤.’

설레기만 할 줄 알았던 ‘그 밤’이 이렇게 두렵고 막막할 줄이야. 옆에 누운 녀석이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한다. 슬퍼서 흐느끼는 게 아니라 살려달라 외치는 소리다.

안 보여도 뻔히 보이고 안 들려도 뻔히 들린다. 그의 눈물을. 그리고 그의 울음소리를. 나도 이렇게 눈물이 글썽이는데.

온갖 생각이 다 든다. 떠나온 고향과 부모님. 그리고 조금 전 낮에 나를 ‘축하’해준 친구들. 한숨이 나온다. 자유의 몸이었던 어제로 돌아가고픈 마음뿐이다.

흐느낌도 전염되나 보다. 좀더 ‘악성’으로. 한숨과 짜증까지 더해진 흐느낌이 나를 거쳐 모든 이에게 전염됐다.


그 때 들려오는 한 녀석의 목소리.

“사내 자식들이 울기는. 까짓 거 이제 790밤만 더 자면 돼!”

그 유명한 ‘790일 발언’. 그렇다. 그냥 첫날밤이 아니라 ‘논산에서의 첫날밤’이다.

벌써 6년 전의 일이지만 어제처럼 생생하다. 나뿐 아니라 모든 ‘예비역’들의 심정이리라. 그만큼 ‘군대’라는 환경은 ‘젊은 남자’를 억누른다.

‘젊은 남자’에게도 악몽인데, ‘어린 남자’라면 어떨까?

그것도 12살 어린이. 한국 나이로 바꿔도 불과 초등학교 6학년. 연필 대신 총을 들고, 칠판 대신 피비린내 나는 전장을 보고 있다면….

밤새 한잠도 이루지 못했다. 그저 아무 생각도 없이 멍하니 머리를 손으로 감싸고 앉아 있기만 했다. 나는 그날 밤 처음으로 편두통에 시달리지 않고 밤을 새웠다. 왜 그럴까 이유를 따져보고 있는데, 수탉이 울기 시작했다. 밖은 아직 컴컴했다. 정신 빠진 수탉은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밤새도록 울었다.

한 소년병의 '첫날밤'. 정신 빠진 수탉이 아니라 정신 나간 세상이 그들을 향해 밤새도록 울고 있다.


“전쟁이 시작된 그때, 나는 겨우 열두 살이었다”

이스마엘 베아의 「집으로 가는 길」은 ‘소년병’에 관한 이야기다.

‘소년병’, 현대 문명의 최대 아이러니를 품은 단어다. 총을 들고 전쟁터에 나간 군인이기 전에 그들은 세상의 보호를 받아야 할 ‘어린이’이기 때문이다.



이스마엘은 랩 음악과 힙합 댄스를 좋아하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이웃 마을의 장기자랑에 나가기 위해 집을 나선 뒤로 곧장 전쟁터로 끌려가게 된다.

명분도 영문도 모르는 ‘어른들의 전쟁’이 그의 부모와 형제를 빼앗았고, 그는 결국 ‘소년병’이 된다.

이스마엘과 그의 친구들은 세상의 따뜻한 애정과 공감을 배워야 할 시기에 피비린내 진동하는 광기의 현장으로 밀려온 것이다.

이제 시체들이 두렵지 않았다. 나는 경멸하는 마음으로 시체들을 발로 차서 뒤집었다. G3와 탄약, 권총을 찾았다. (…) 일과가 점점 군인처럼 변해가면서 나의 편두통도 차츰 가라앉았다. 낮에는 마을 공터에서 축구를 하는 대신 마리화나를 피우고 화약과 코카인을 섞은 ‘브라운-브라운’을 흡입하면서 초소를 지켰다.

책은 “사람을 죽이는 일이 물 한 잔 마시는 것처럼 쉬웠다”고 고백하는 전 세계 30만 소년병들의 이야기다. 어느새 이십대 청년이 된 저자의 실제 경험은 그의 이야기를 더욱 힘있게 한다.

유니세프 친선대사인 영화배우 안성기씨는 “소년병들이 전쟁터에서 저지른 행동을 우리가 비난할 수는 없다. 그들에게 자동소총을 쥐어준 이는 바로 우리 어른이다”라며 “여전히 총을 들고 전쟁터를 뛰어다니는 소년병들을 위해 그들의 아픔을 알고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고 호소했다.

뉴욕타임스의 논픽션 부분 34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2007년 全美 스타벅스 독서캠페인 도서로 선정됐다.



집으로 가는 길 - 10점
이스마엘 베아 지음, 송은주 옮김/북스코프(아카넷)



관련기사 :
2만원에 군대로 팔려가는 미얀마 소년들 - 조선일보 200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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