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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8.08.16 경성자살클럽 (1)
  2. 2008.01.13 오늘의 책 - 왕의 투쟁 (1)
  3. 2007.12.18 조선의 아웃사이더 (2)
‘유모차부대’의 상식초월 기자회견

20살, 대학교 1학년 때다. 동아리방에서 빈둥거리던 나에게 한 선배가 책 한 권을 던져줬다. “고등학교 땐 못 봤을 거야. 함 읽어봐.” 제목은 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첫 문장부터 짜릿했다. “A spectre is ..

노약자석, 미덕인가 악덕인가.

노약자석, 美德인가 惡德인가. 작년 10월, “노약자석에 앉은 젊은 약자(弱者)”란 제목으로 글을 썼다. 허리환자가 노약자석에 앉았다가 자리를 빼앗기는 과정을 '처절하게' 그린 글이었다. 많은 분들이 추천과 댓글을 남겨주셨다...

경성자살클럽

스물여덟의 책읽기 2008.08.16 14:43 Posted by 스물다섯

독일, 영국, 한국 남녀들의 삼각관계, 집단 따돌림과 선생님의 불신을 견디지 못하고 학교 뒷산에서 자살한 여학생, 입시지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청소년, 십대 여학생들의 동성애와 커밍아웃…

요즘도 흔치 않은 일들이 7~80년 전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제목이 독특해 손에 잡은 <경성자살클럽>이란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이다.

KAIST의 전봉관 교수가 쓴 책으로, 일제시대 신문과 잡지의 내용들을 바탕으로 엽기적인 자살사건들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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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여학생 사이에 동성연애가 유행했다.

“상하이 국제 삼각연애 살인 사건”, 청상과부 신여성 윤영애 자살 사건”, “평양 명기 강명화 정사 사건”, “고학생 문창숙 집단 따돌림 자살 사건” 등 소설에나 등장할 법한 사건•사고들이 경성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었다.

“이 책에 기록된 사연들은 모두 실화며 등장하는 인물들도 모두 실존인물”이라고 한다.

저자는 근대 조선의 자살 사건을 다룬 책을 쓰게 된 이유를 단순하게 답했다. 바로 “근대 조선에는 자살한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는 것. 신문 사회면에 자살 소식이 실리지 않은 날이 드물 정도로 많이들 자살했다고 한다. 저자에겐 ‘상처받는 사람이 남긴 유서’를 정리하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책에 소개된 이야기들은 다음과 같다.


「대한민국 입시 지옥의 탄생」

“개 다리가 몇 개냐?”

출제 예상 문제는 ‘국문(일본어)’이나 한글로 이름을 쓰는 것이었다. 면접관의 허를 찌르는 질문에 6세의 보통학교 입시 지원자는 절망했다.

출제진의 상상력은 진화를 거듭했다. 1935년 한 공립보통학교 시험장에서는 100원권 지폐를 꺼내놓고 그것이 얼마짜리인지 맞히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당시 보통학교 교사 월급이 50원 내외였던 사실을 감안하면, 돈 있는 집안 자제만 선별할 수 있는 탁월한 발상이었다. 비난이 빗발쳤지만 확실한 ‘변별력’을 인정받아, 이 문제는 이듬해에도 출제되었다.

1920년부터 해방에 이르기까지, 조선에서는 보통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도 입시 전략이 필요했다. 경쟁률은 보통 2 대 1. 심하면 6 대 1을 넘기기도 했다. 세계 유일 전대미문의 초등학교 입학시험은 오로지 지원자를 탈락시키는 데 있었다. 식민지 정부 당국의 편의주의 사고는 초호화판 총독부 청사를 짓고 대규모 군대를 양성할 수는 있었지만 보통학교를 늘릴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1922년 해주에서는 보통학교를 탈락한 400여 명의 예닐곱 살 코흘리개들이 학교 운동장을 점거하고 ‘눈물 시위’를 벌이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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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교 영어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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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제국대학 입시 영어문제(동아일보 1930년 3월 21일자)



입시 지옥의 결정판은 단연 중등학교 입시였다. 열서너 살 먹은 학생들은 낮아도 4~5 대 1, 심하면 14~15 대 1의 살인적 입시경쟁으로 내몰렸다.

이런 상황에서 입시 부담감을 떨치지 못해 실성한 학생, 낙제하면 자살하겠다는 협박성 답안을 혈서로 작성해 제출하여 당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학생, 낙제 후 만주에서 새 출발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장난감 권총으로 은행을 털려다 붙잡힌 학생, 낙제의 답답함을 달래기 위해 누나의 금비녀와 금반지를 팔아 술집 작부와 질탕하게 놀다 경찰에게 발각돼 ‘미성년자 끽연 및 음주 금지법’의 최초 희생자가 된 16세 학생 등이 있었다. 사태는 이 정도로 그치지 않았다. 나뭇가지에 목을 매고, 양잿물을 마시고, 달리는 열차에 뛰어들고, 벼랑에서 뛰어 내리고, 다량의 칼모틴을 삼켜 자살하는 낙제생들이 속출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었다.

총독부는 주입식 교육을 철폐하고 계발교육을 실시해 입시 교육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분 아래 전형 요소를 다양화하였으나, 결국 수험생의 부담만을 증폭시켰다. 또 어려운 문제를 출제하는 관행을 고치기 위해 응용문제 출제를 금지했는데 문제가 너무 쉬워 ‘만점 중 만점’을 가려야 하는 소동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한 남자를 사랑한 두 여자, 그리고 그녀를 막아선 시대」

1933년 7월 27일 오전, 스물셋 젊고 당찬 한 신여성이 칼모틴 한 움큼을 집어삼키고 영원히 깨어날 수 없는 잠에 빠져든다. 일 년 전만 해도 신혼의 단꿈에 빠져 있던 행복한 여성이었다.

남편은 다정한 데다 전도유망한 청년이었고, 부유한 친정에서는 번듯한 집까지 마련해 주었다. 하지만 불행의 싹이 움트고 있었으니, 끝을 모르는 시부모의 욕심이었다. 시아버지는 아들 내외 몰래 신혼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 맘대로 썼고, 시어머니는 둘을 이간질했다.

결혼한 지 5개월이 흘렀을 때 남편 정성진마저 빈혈로 쓰러졌고, 시어머니의 잘못된 사랑은 그를 죽음으로 몰았다. 윤영애는 당찼다. 남편을 잃었지만 장사를 할 생각을 하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꿈을 꾸었다. 그러나 시대는 그녀를 용납하지 않았다. 오빠의 단호한 반대로 꿈을 접어야 했던 것이다. 그녀는 이렇게 죽음으로 몰려갔다.

“신여성의 삶은 대부분 불우했다. 조선 사회의 외모는 ‘신식’을 받아들였으나 내면은 여전히 ‘구식’인 까닭이었다. 사회생활에 성공한 여성은 가정생활에 실패했고, 가정생활에 성공한 여성은 사회로부터 격리되었다. 신여성의 삶은 가정과 사회,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절반의 실패’가 예정된 삶이었다.” - 61쪽


10가지 충격적인 자살사건을 정리한 후 저자의 결론은 명료했다.

“그래도 자살은 아니다”



경성 자살 클럽 - 6점
전봉관 지음/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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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 왕의 투쟁

스물여덟의 책읽기 2008.01.13 18:10 Posted by 스물다섯

스물다섯이 고른 오늘의 책
왕의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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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 王의 생애는 권력투쟁의 연속이었다. 강보에 싸여있을 때부터 암투의 대상이 됐고, 세자가 되고 보위를 이어받을수록 피바람은 더욱 드세어졌다.

  즉위한 후에도 안심할 수 없었다. 매일 말싸움과 신경전이 반복되고 그 끝은 결국 士禍(사화)·獄事(옥사)·換局(환국)·反正(반정)이었다.

 책은 500년 조선왕조의 투쟁사를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세종·연산군·광해군·정조, 이 네 왕의 생애를 통해 그들의 ‘고독한 사투’를 재해석했다.

 “임금은 모든 인류의 주인”이란 헌사를 듣고 10년 후에 폐위된 연산군,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의 공포에 떨었던 광해군, 150명의 이조판서를 교체한 정조… 그들에게 왕좌는 절대권력이 아니라 고단한 정치투쟁의 현장이었다.

 저자는 왕의 투쟁사가 그저 개인과 집단의 사적 다툼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왕의 투쟁은 국가와 민생의 앞날을 판가름하는 다툼이었기에, 조선 역사와 더불어 한국 역사를 이해하는 열쇠가 되기에, 오늘날 우리 사회를 더 명확히 알고 더 슬기롭게 선택할 단서를 재발견하기에, 우리는 그것을 재발견해야 한다” <프롤로그 中에서>

함규진 지음 | <페이퍼로드·384쪽·1만5000원>


왕의 투쟁 - 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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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아웃사이더

스물여덟의 책읽기 2007.12.18 16:05 Posted by 스물다섯

조선의 아웃사이더
노대환 지음 | <역사의아침·334쪽·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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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벽에 갇힌 조선의 「아웃사이더」 12人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양보할 수 없는 소신 때문에 순탄치 않은 삶을 선택한 선비들의 사연이 담겨 있다.

李鈺(이옥)은 정조가 文體反正(문체반정)을 시행했을 때, 과거시험 답안지를 소설 문체로 작성해 「반성문」이라는 수치스런 벌을 받았다. 자신의 운명과 문체를 맞바꾼 소신파다.

沈魯崇(심노숭)은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는 글을 평생 동안 썼다. 요즘이라면 멋진 「로맨티스트」로 남겠지만 당시엔 「못난 남자」로 손가락질 받을 짓이었다.

이 외에도 손자의 육아일기를 남긴 李文楗(이문건), 친구의 죽음에 과거를 포기한 朴趾源(박지원), 극심한 효심으로 소설「九雲夢(구운몽)」을 지은 金萬重(김만중) 등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길을 고집스럽게 걸어갔던 조선 남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는 이들의 소신이 항상 바람직할 수만은 없지만, 신념을 지키고자 한 마음은 아름답다고 강조했다. 그들이야말로 다른 누군가의 삶이 아닌 「진짜 자신의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소신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저자는 묻는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소신에 목숨을 건 조선의 아웃사이더 - 6점
노대환 지음/역사의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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